이 나라의 왕후는 어떤 느낌으로 이곳을 바라보았을까? 분명 지금 시대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풍경의 느낌과는 달랐을 것입니다. 나에게 다가온 왕후의 느낌은 사치스러움에 화려함이나 부유하기에 여유로움보다는 이 궁에 갇혀 유일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많은 문과 통로로 이루어진 쓸쓸함 이였습니다. 그녀들이 바라보는 관점으로 실내에서 바라본 창과 문을 통해 보는 밖, 외부에서 바라보는 그녀들의 궁들.. 그녀들은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것을 누리며 살았지만, 넓은 궁의 일부만을 사용하며, 왕의 통제 속에 있었습니다. 그녀들의 단절된 시선이 궁 안 곳곳이 묻어있고, 그녀들의 시선을 따라 궁은 조각조각 나눠져 나의 사진에 쓸쓸하게 담깁니다. 적외선 촬영의 기법은 빛의 많은 양중에 극히 일부분만 담아내는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모든 빛을 받아들이지 않고 필터를 통해 걸려진 빛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담아내는 나의 시선과 그녀들의 시선이 닮아 있지는 않은지 생각합니다. 나의 작업의 마무리는 찬란한 파란색과 핑크, 혹은 금빛에 가까운 갈색과 회색의 조화로운 조합입니다. 작업을 마주했을 때는, 그 색상과 형상의 화려함과 찬란함에 감탄하지만, 사실은 몇 가지 빛의 색으로만 이루어진 단조롭고 차가운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왕후들의 삶이 아름답고 화려한 삶과 같이 보이지만, 그녀들의 시선은 엄격한 규율과 단조로운 삶으로 차갑게 얼어버린, 어쩌면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합니다. 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왕후들의 시선과 함께, 찬란하고 아름답지만 차갑고 쓸쓸한 궁을 드러내며, 아름다움과 차가움의 중간쯤을 살고있는 많은 이에게 어떠한 의미로 비질지 의문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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